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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드립니다, 권욥

권욥 선교사는 날 때부터 다리뼈가 종잇장처럼 얇고 잘 휘어지는 희귀병으로 여섯 살 때 첫 수술을 한 후로 스무 살이 넘어서까지 수차례 버거운 수술을 거듭했다.

인공 고관절과 철심에 철사줄까지 얽히고설킨 그의 다리는 아직도 목발을 사용해야 하고 넘어져서 부러지기라도 하면 생명까지도 위험한 상황이다.
하지만 성경에 나오는 욥 못지않게 극심한 고난 가운데 살 소망은 다 끊기고 평생 걷지 못할 것 같아 포기하고 절망하던 날을 지나, 지금은 낡은 목발을 짚고나마 어둠의 땅에서 자신처럼 몸이 불편한 장애인과 그의 가족들에게 목숨을 걸고 빛을 전하는 소망의 날을 살고 있다.

《나를 드립니다》는 그런 그가 자신을 주님께 드린 삶의 여정을 고백한 책이다. 그는 어떻게 그런 자신을 주님께 드리게 됐을까?

“하나님께 아무것도 드릴 게 없어서 너무 죄송했는데, 하루는 성경을 읽는 중에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시편 69편 30,31절이었죠. 내가 노래로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하며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위대하시다 하리니 이것이 소 곧 뿔과 굽이 있는 황소를 드림보다 여호와를 더욱 기쁘시게 함이 될 것이라는.”

이미 녹을 대로 녹아 심지도 다 타버려 작은 날개바람에도 꺼질 것처럼 위태롭고 비참한 상황의 그에게도 하나님께 드릴 것이 있다는 게 감격스러웠다.

그것도 소 한 마리보다 더 기뻐하시는 것을 드릴 수 있다니 말이다! 그는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한 곡을 수십 번씩 반복해서 부르기도 하고 하나님이 감동을 주시는 찬양을 찾아서 부르기도 했다. 찬송을 부를 때 하나님이 그를 안아주시고 품어주셨다.
그는 현재 세계 역사에 유래가 없을 큰 지진으로 폐허가 된 동양(東洋) 모처에서 선교사로 사역중이다.

그의 이야기는 현실이 제아무리 어렵더라도 하나님의 은혜가 크면 그 장벽을 누구라도 넘을 수 있고,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누구 하나도 서지 못하리라는 엄중한 사실을 알게 해준다.
이 책에는 저자가 기도 가운데 주님을 노래한 시도 나온다. 이라는 시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내 인생 봄에 피어 여름비에 젖어 울고
가을 햇빛에 모든 것 날려 보내
겨울에는 하늘 이불 덮으리.

(중략)

주님이 세상에 눈물 보내실 때
기쁨의 웃음으로 친구 되어 돌아오리.

이 책은 특히 《철인》의 저자 다니엘김 선교사가 추천했다. 몸은 금세라도 부스러질 것처럼 연약하지만, 다니엘김은 권욥 선교사가 진정한 철인이라며 다음과 같이 추천한다.

“지금 우리 시대의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하나라도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하는데, 선교사님은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와 같이 그 어떤 사람보다 더 강하고 부요한 분이다.”

권욥 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