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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 갓피플 #57]웃음으로 인생이 바뀐 사람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웃는 그날까지 ‘웃음연구와 웃음치료’라는 한길만 걸어온 이가 있다. 웃음으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한국웃음연구소 이요셉 소장이다.

그는 국내 최초로 웃음치료를 시행해 암환자와 불면증 환자, 우울증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청와대, 검찰청,

시청 등 관공서와 삼성전자, 한전, 이랜드 등 5000여 곳이 넘는 기업을 돌며 특강과 세미나를 해왔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미국, 인도 등 한인사회에서도 신바람 나는 웃음 세미나로 행복을 전하고 있다.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아내(채송화 소장)와 함께 상담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중이다.

웃음이 그의 인생을 살린 것이다. 이 소장의 삶을 한마디로 요약한 말씀이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6-18)다.

그는 자취생 시절에 같은 집 옆방에 사는 성도의 전도로 하나님을 만나 180도 다른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글 김경미 사진 도성윤

한국에서 웃음치료를 처음 시작하셨어요.

웃음치료를 시작한 계기가 특별했습니다. 사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이 안됐어요. 가고 싶었던 기업이 풀무원과 이랜드였는데요.

원서를 냈는데 다 떨어졌습니다. 제 힘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 ‘취직시켜주세요’라는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원에 갔습니다.

기도원에서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어요.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였는데 대체의학과를 만드는 병원에서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아 암 전문 병원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암 환자나 우울증 환자, 불면증 환자 등을 대상으로 1997년부터 일을 시작했어요.

크게 웃을 때 진통제로 쓰이는 모르핀보다 통증을 감소시키는 호르몬인 엔케팔린이 많이 나온다는 기사를 읽고 웃음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암 환자들을 어떻게 웃게 할까 고민하다가 제가 먼저 웃기 시작했습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 경험을 접목시킨 저의 웃음치료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면역 수치가 3000 정도이던 환자가 5일 동안 웃음치료를 받은 뒤에 정상치인 5400까지 올라갔어요. 3년 반 동안 웃음에 대해 연구하고 웃음의 기적을 체험했어요.

웃음은 마음의 행복뿐 아니라 질병에도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100일 동안 웃음연습을 하셨다고요.

환자들을 웃게 하려면 제 자신부터 웃어야 한다는 생각에 100일 동안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했습니다.

길을 가다 가도 히죽히죽 웃었습니다. 웃는 것을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관점을 바꿨습니다. 그렇게 웃는 것도 습관처럼 하면 답이 나옵니다.

그 이후에는 100일 동안 감사 일기를 썼습니다. 다른 기대치를 가지고 있었던 아내와 하도 싸워서 시작했던 연습이었어요.

제가 아내에게 기대하는 건 ‘인정’이었고, 아내가 저에게 기대했던 건 ‘성취’였거든요. 아내의 입장에서 저를 보면 답답하고, 제 입장에서 아내를 보면 관계가 더 중요하니 답답했어요.

감사 일기를 쓴 지 50일이 지나서 ‘이 시간 이후로 아내에게 기대하지 않겠습니다. 사랑만 하겠습니다’라고 쓰게 되더라고요.

지금도 하루에 5개 이상의 감사를 찾아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침마다 ‘웃음친구’라는 게 있어요.

전화통화를 하면서 1분 이상 같이 웃는 거예요. 매일 2명에게 하고 있어요.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면 감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한국웃음연구소를 만들기 전에 사업을 하셨다고요.

웃음 사역의 길로 바로 들어서지 않고 동업자와 을지로6가에서 의류제작 판매사업을 했습니다. 하루에 네댓 시간만 자고 일했는데도 빌려준 수천만 원을 받지 못해 경제사정이 좋지 않았어요.

그러던 차에 얼굴 근육이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의료진은 상태가 심해서 완전히 고치기 힘들다고 했어요.

아내와 함께 의류사업을 접어도 되는지 하나님께 기도하며 묻고 사업을 그만두었습니다. 얼마 후 얼굴마비도 나았고 빚도 다 갚았습니다. 빚을 다 갚던 날 하나님께 감사헌금을 드렸습니다.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는 일을 하다가 노먼 커즌스의 《웃음의 치유력》 같은 웃음 관련 도서들을 읽으면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달란트라고 생각한 웃음과 관한 일을 다시 공부했습니다.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웃음협회의 프로그램, 인도의 웃음스쿨에 참여해 웃음에 관한 것을 배우고 체계화했습니다.

2002년 1월에 한국웃음연구소를 만들고 교회 간증 집회, 공공기관, 봉사단체, 기업체 특강을 하면서 마음껏 웃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웃음의 요령이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첫째, 좋으면 웃습니다. 좋아하는 동물이나 음식을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지잖아요.

둘째, 자기사랑이 필요합니다. 내가 나를 얼마만큼 좋아하는지가 그 사람의 인생이 되거든요. 웃는 데도 요령이 있습니다.

웃을 때 최소한 11초 이상은 웃어야 해요. 그리고 입을 크게 버리고 광대 근육을 움직이세요. 광대뼈 근육은 뇌하수체 엔도르핀이 나오는 곳이랑 연결되어 있습니다.

뇌는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을 구분하지 못해요. 의도적으로라도 길게 웃으시는 게 건강에 좋습니다. 아랫배에 힘을 주고 몸까지 사용해 크게 웃으세요.

심장박동이 빨라지면 유산소운동의 효과가 있고 몸의 독소까지 나갑니다.

왜 웃어야 할까요?

예를 들어 우리 몸의 때를 벗기려면 먼저 불리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웃는 것도 몸의 때처럼 불리는 과정이 필요한대요.

그게 내가 나를 사랑하는 자기수용의 과정입니다. 저는 ‘feel good’이라고 표현하는데요. 기분이 좋아지면 그때부터 몸이 불기 시작하는, 즉 미소가 나오는 거예요. 내가 언제 행복한지 생각해보세요.

자신의 장점부터 바라보세요. 단점은 그 다음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단점만 고치려고 하는데 오히려 장점을 살리는 게 행복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내가 누군지 알 때 행복해져요. 크리스천들이 자녀의 정체성을 잘 누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안타까우신 건가요?

하나님을 믿는다는 건 자녀로서 신분이 바뀌는 일이잖아요.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모릅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알면 바뀌지 않을 사람이 없고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없어요.

저만 해도 20대 초반만 해도 저는 주역, 관상, 수상, 운세, 사주팔자 등에 깊이 빠져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머리를 박박 밀고 산에 들어갈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던 순간에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같은 집에서 자취하던 옆방의 성도가 제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3주 동안 다 들어준 뒤에 전도를 했어요.

‘진짜 예수님을 만나면 다 해결된다’고 하는 거예요. 새벽기도를 나가서 방언의 은사를 받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습니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징계의 하나님’으로 오해하는 것 같아요. 저는 ‘하나님, 저 위로해주세요, 칭찬해주세요, 사랑해주세요’라는 기도를 자주 합니다.

저에게 하나님은 ‘은혜’ 그 자체시니까요. 저는 위로하시고 세워주시는 하나님이 너무 좋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모두 이 땅의 작은 예수잖아요.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신분의 축복을 알면 행복하지 않을 수 없어요.

하나님의 자녀된 정체성은 깊이 들어가보면 어린 시절에 부모와 관계를 어떻게 맺었는지를 통해 만나는 것 같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경상도 분이라 무뚝뚝한 편이셨지만요. 감사하게도 저는 은혜의 하나님을 먼저 만난 것 같습니다.

부모와 자녀 관계가 언제나 이상적일 수 없을 것 같은데….

한국만큼 자녀에게 돈을 많이 쓰는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부모와 자녀 사이가 원수지간 같아요. 부모가 원하는 기대 때문이겠죠.

서로의 기대가 채워지지 않으면 요구하게 되어 있습니다. 요구를 받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싫겠죠?

요구를 멈추는 방법이 ‘감사’입니다. 관계가 깨진 사람들을 금방 회복시킬 수 있는 게 서로에게 ‘감사한 것’을 찾아보도록 하는 겁니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진짜 웃게 도와줘야 합니다. 저희 가정교육의 포인트는 자녀의 기를 죽이지 않는 거예요.

부모는 아이가 공부만 잘하면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중요한 건 ‘자기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사랑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자기 사랑이 안 되는 원인은 ‘열등감’ 때문입니다. 저는 157cm의 작은 키와 공부를 잘 못했던 게 열등감이었어요.

지금은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하늘에서 키를 재면 제가 제일 클 걸요? 아내와 아이들 셋과 침대에서 가로로 누워도 되고 세로로 누워도 되니 얼마나 좋아요.

제가 작은 게 아니라 남들이 큰 거예요(웃음). 세계를 움직인 나폴레옹, 엘리자베스 여왕, 마오쩌둥도 작았어요!

하나님께서 제 열등감을 열정으로 바꿔놓으셨어요. 열등감을 극복하는 핵심 역시 ‘감사’입니다. 감사할수록 자신을 사랑하고 받아줄 수 있는 그릇이 되거든요.

사람의 자존감은 0-6세 사이에 결정돼요. ‘이런 모습도 괜찮고 힘들어도 괜찮아’라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게 필요합니다.

내 인생에 주님이 함께 하시면 바꿀 수 있습니다. 살면서 꼭 십자가의 사랑이 필요한 순간이 오는 것 같습니다.

세상을 떠날 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첫째, 하나님의 사람으로 불리고 싶습니다. 둘째, 영혼까지 웃게 하는 사람 이요셉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웃음으로 인생이 바뀐 사람이잖아요.

자존감을 높이려면 주님을 만나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어요. 주님을 만나야 깊이 있는 웃음이 나오거든요.

전에 저에게 웃음치료를 배운 암환자가 계셨습니다. 저를 만나면서 좌우명과 삶까지 바뀌었다고 하면서 ‘이 세상을 떠날 때 웃으며 떠나는 것이 꿈입니다’라고 하는 거예요.

멋있지 않아요? 그 환자가 말해준 좌우명은 제가 삶에서 추구할 방향키와 같습니다.

이번에 새로운 책을 내셨다면서요?

한국웃음연구소를 설립하고 아내(채송화 원장)와 함께 웃음스쿨과 웃음클럽, 웃음콘서트를 운영하며 2박 3일 행복여행에 대한 사례가 《웃음이 내 인생을 살렸다》(북오션 간)로 나왔습니다.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감사, 자기 사랑이 회복됐으면 합니다. 웃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웃을 수 있게 돕고 싶어요.

한국웃음연구소 이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