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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윤정희 사모의 붕어빵 가족

 2016-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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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늘 설교를 통해 예수님의 마음이 가장 약하고 힘이 없는 사람에게 있다며 교회가 해야 할 일을 강조했습니다. 설교를 듣기만 하면 안 된다는 마음이 강하게 일면서 실천하며 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엎드려 기도하는데 셋째 아이를 입양하라는 마음을 받아 하은이, 하선이와 늘사랑아기집에 상담을 하러 갔습니다.

귀여운 다섯 살짜리 여자아이가 있다는 말에 아이들이 있는 생활관에 무작정 들어갔죠. 고집이 좀 세 보이지만 아주 사랑스러운 여자아이가 우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눈에 하나님이 허락하신 우리 가정의 세 번째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아이는 구순열로 태어나 두 번의 수술을 했고 앞으로도 여러 번의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주님께서 허락하신 자녀란 걸 안 순간부터 아이의 얼굴과 언어장애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았죠. 그저 주님께서 허락하신 딸이라는 사실에 감격하여 그 자리에서 바로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습니다. 이름을 하은이, 하선이에 이어 ‘하민’이라고 지었죠.

여자아이 셋을 키우면서 남편은 가끔 아들을 키우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아들의 손을 잡고 목욕탕에 가고 싶다는 남편에게 제가 말했죠. “아니, 뭐가 걱정이여유. 아들을 가슴으로 낳아 키우면 되지유.” “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는 거지. 어찌 생각한대로 다하고 사남유?” “왜 못해유. 하면 되쥬. 우리 아들 키웁시다.” 마음에 생각을 품으면 바로 행동에 옮기는 제 성격대로 바로 아기집에 연락을 해서 아들을 보내달라고 사정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사랑’이라는 이름의 네 살짜리 남자아이가 왔습니다. 얼굴이 여자아이처럼 예쁘장하고 작은 아이였죠. 날 때부터 심한 안짱다리로 태어나 두 번의 큰 수술을 하고, 보조 신발을 신고 있었습니다. 성장판이 닫혀서 자라지 않는 아이를 안고 병원을 수도 없이 다녔죠.
하지만 성장판 주사를 계속 맞으며 조금씩 자라는 사랑이를 보면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넷째 사랑이가 애교 넘치는 눈웃음을 지으며 “엄마, 사랑해” 하는 말 한마디에 지난 시간 아픔과 고통이 한순간에 사라집니다.

사랑이를 입양하면서 함께 입양하고 싶었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베트남 이주 노동자 부모가 아이를 낳고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아기집이 고향이 되어버린 아이였습니다.
아토피가 심하고 퇴행성 발달 장애를 앓고 있어 성격도 매우 까다로워 입양을 거절당했던 아이였죠. 저는 그 아이가 일 년이 지나도록 마음에 남아 있었습니다. 아이를 두고 기도하며 마음에 강한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그 아이를 데려오게 되었고, 아이의 이름을 ‘요한’이라고 지어주었죠. 다섯째 요한이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세계에 들어가 혼자 노는 걸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아이큐는 68인데 한자 시험을 봐서 4급을 땄고, 학교에서 공부도 매우 잘합니다.

더는 입양을 하지 않겠다며 이 모습으로 가장 아름답게 살자고 남편과 약속까지 했는데 이번에는 아기집에서 먼저 전화가 왔습니다. 다섯 살 남자아이가 있는데 입양이 안 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이전의 약속은 모두 잊고, ‘이 아이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아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죠.

우리는 햇빛과 같이 온 여섯째 아이의 이름을 ‘햇살’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햇살이가 밤이면 밤마다 오줌을 싸서 우리는 자다 말고 모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이불을 바꾸기를 육 개월 넘게 해야 했죠. 하지만 생글거리며 “엄마, 정말 미안해… 사랑해”라며 제 목을 끌어안으면 저는 이 세상 어느 엄마보다 행복한 엄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크고 작은 몸의 아픔을 가지고 아이들은 제 품으로 들어왔고, 울면서 웃으면서 우리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배 아파 낳은 고통보다 더 큰 아픔을 겪으며 한 명 한 명을 가슴으로 품고, 주님께 울부짖으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오직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만 붙잡고, 주님이 허락해주신 가정 안에서 모든 걸 이겨나갈 수 있다는 강한 믿음으로요.


  • 하나님, 땡큐!
    윤정희 / 규장
† 말씀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 요한복음 13장 34,35절오직 하나님께 옳게 여기심을 입어 복음을 위탁 받았으니
우리가 이와 같이 말함은 사람을 기쁘게 하려 함이 아니요
오직 우리 마음을 감찰하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 함이라
- 데살로니가전서 2장 4절

† 기도
주님이 저희들을 사랑하신 것같이 저희도 서로 사랑해야 함에도 저희의 사랑이 너무 부족함을 매일매일 고백합니다. 저희들을 긍휼이 여겨주시고 주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저희가 되게 하여 주세요.

† 적용과 결단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아파한 적이 있나요? 내 문제만을 바라보고 그 안에 갇혀 있지는 않으신가요? 주님은 지금 바로 내 눈을 나에게서 돌려 이웃으로 향하기를 원하십니다.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