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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보낸 사람, 배우 김인권

그를 만나던 날, 온라인 포털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권에 영화‘신이 보낸 사람’과 주연배우의 이름 "김인권’이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었다.
대한민국 국회와 스위스 제네바 UN(유엔)인권이사회에서 3월 19일 이 영화를 상영하기로 결정했다는 속보 때문이었다.먼저 촬영을 마친 배우와 기자 사이의 대화에 물이 막 오르려는데, 매니저가 불쑥 스마트폰을 들이밀었다. 어느새 1위에 오른 것이었다!

3월 6일엔 서울 주재 전세계 50여개국 대사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도 특별시사회가 열렸다. 며칠 후엔 영국의회에서도 상영이 예정됐다는 낭보가 뒤따랐다.

마침 그 전날, 북한에 보름간 억류됐던 호주인 선교사가 풀려났다는 소식이 들린 참이었다. 그 주간엔 북한에 몇 달간 억류돼 있던 김모 선교사가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한 뉴스도 화제가 됐다.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인권과 종교 문제가 남북한을 넘어 국제적으로 관심을 모은 특별한 때에, 이 영화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화제의 중심에 선 셈이 됐다.

영화 홍보를 위해 배우 스스로 했던‘워드 플레이’(word play)대로, (북한)인권 문제의 중심에 (김)인권이 선 셈이기도 했다. 영화는 작품성과 완성도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찬송가를 부르고 예배와 기도 장면 등 기독교 신앙을 표면적으로 다루고 있음에도 비기독교인 영화팬 사이에까지 호평이 이어졌다.

소설가 이외수 씨 같은 유명논객들도 SNS로 추천하면서 한때 좌석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기독교 신앙을 소재로 삼은 덕분에 기독교인들 사이에 특히 입소문이 퍼지고 적극적인 관람 몰이가 이어진 것도 사실일 게다.

평소 여느 목사님들처럼 성도들이 스마트폰이나 영화를 보기보다 경건서적을 많이 보라고 강조해온 할렐루야교회 김승욱 담임목사는 2월 어느 주일예배 중에 입장(?)을 선회, 이 교회의 교인이 주연한 이 영화를 전교인이 반드시 보라고 강권하기도 했다.

기사를 마감하던 3월 중순, 이 영화는 드디어 개봉 한 달 만에 관객 40만에 도달했다.

독립영화나 다름없는 환경 가운데 제작돼 개봉관 숫자와 객석도 적은 상황에서, 전혀 대중적일 것 같지 않은 주제를 다룬 영화로서는 매우 돋보이는 성공이었다.

게다가 이 영화는 김인권으로 하여금 그동안의 코믹 이미지를 초월해 탁월한 정극 연기자로서도 새롭게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받은 달란트를 새롭게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글 이한민 사진 도성윤

김인권은 누구인가?

김인권은 적어도 이미 2천만 관객이 환호한 배우다. 나이 스물, 앳된 소년의 인상이 여전하던 때의 데뷔작 ‘송어’ 이후 지금까지 약 25편의 영화와 다수의 TV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했는데, 그 가운데 1천만 명 이상이 본 영화에 2번 이상 등장했다는 말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에서는 이병헌이 가짜 왕임을 눈치 챘으면서도 끝까지 충성하는 호위무사 도부장 역으로 감칠맛을 냈다.

1천만 관객을 돌파한 또 다른 한국 영화 가운데 하나 ‘해운대’(2009)가 흥행한 후, 배우 박중훈은 인권을 이렇게 추켜세웠다고 한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설경구와 나(박중훈)에게 환호하지만, (영화가) 끝난 뒤에는 김인권에게 환호한다.”

김인권은‘해운대’에서 주인공의 아들까지 앵벌이로 부려먹는 날건달 오동춘을 열연하며, 광안대교 위로 추락하는 컨테이너 박스를 가까스로 피하는 아찔하면서도 코믹한 장면으로 관객의 시선을 모두 훔쳤다.

그는 요즘 유행하는 영화 언어인‘씬 스틸러’(Scene Stealer:연기력이 워낙 탁월해 주연이 아닌 경우에도 주목받는 배우)로 불린다.

‘해운대’에서 동춘은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사람들을 구하고 ‘용감한 시민상’을 받는다.

‘신이 보낸 사람’에서 인권이 주인공으로 연기한 주철호는 마을의 지하교회 교인 전체를 탈출시키는 계획을 세우지만 무산당하고 결국 순교의 길을 걷는다. 김인권에게 이 영화에 대한 소감부터 물었다.

우리가 가진 신앙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은, 그렇게 궁지에 몰리는 경험을 하게 해서 하나님께로 가게끔 하는 역사가 아닐까 싶은 것이죠.

주연배우로서 소감이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에는 흥행은커녕 영화가 개봉될 거라는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어요.

예산도 부족하고 주제도 일반적이지 않고, 사실 관객들이 극장에서 2시간 동안 즐기고 가기에는 좀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잖아요.

상업적인 영화를 많이 했던 제 경험으로 봤을 때 이 영화의 (제작) 여건이 다른 영화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지요. 찍으면서도 무척 어려웠습니다.

겨울에 강원도 폐광 마을에서 북한 분위기를 연출해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인터뷰 당시) 벌써 30만을 훌쩍 넘겼다고 하고, 예상하지도 않았는데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북한 인권에 대해 국제 사회까지 관심을 가질 만한 사건들이 연일 터지고 있잖아요.

이런 시점에서 개봉된 것이 단순한 우연 같지만은 않아요.

원래 영화는 (촬영뿐 아니라 배급을 위한) 투자가 있어야 극장에 걸리는 건데, 이 영화는 계속 개봉 시기를 놓치다가 때마침 이런 상황을 만난 것이거든요. (사람이) 의도한 게 전혀 아니었죠.

그래서 어쩌면 하나님께서 의도하시고 일하고 계신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원래 북한에 관심이 좀 있었습니까?

저도 보통 사람 수준이었죠. 심지어 이 영화 시나리오를 맨 처음 보고서도 외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니까요. 우리가 이렇게까지 북한에서 벌어지는 일에 개입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시나리오만 봐도 무거운 느낌인데, 그걸 관객에게 전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제가 크리스천이니까 운전하고 다닐 때 극동방송 틀어놓고 다니기도 하거든요. 북한 지하교회에 대해 가끔 들어서 관심은 아주 없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영화 주제가 무겁고 피하고픈 생각도 들었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이런 영화는 나오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또 김진무 감독을 만나니까 영화 이야기가 지어낸 것이 아니라 실제로 탈북자들을 오랫동안 일일이 만나면서 그 실화들을 모아 재구성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안 보고 안 들었으면 몰라도, 들은 이상 외면한다는 것은 그들의 죽음을 방치하거나 오히려 지지하는 게 되어버리더라고요. 죄책감까지 들고. 그래서 (이 영화를) 하게 됐습니다.

이 영화는 인권 문제에 중점을 두었습니까, 아니면 종교 영화로 봐야 합니까?

촬영하는 과정에서 감독과 배우들 사이에 이 영화의 기독교적인 주제에 대해, 즉 크리스천의 자세나 순교적 신앙이라든지 하는 것에 대해 깊이 논의하진 않았어요.

저도 교회를 다니고 영화에 함께해주신 분들 가운데엔 유명한 권사님도 계시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도 있고, 보수적인 분들도 있고 좌파적인 성향이 강한 분도 계셨거든요.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시나리오가 말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려고 애썼어요.

그러다보니까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느 한쪽으로만 보지 않고, 북한의 지하교회 현실을 통해 북한 인권문제를 있는 그대로 체험하게 만든 것 같아요.

물론 독실한 크리스천인 김진무 감독이 영화 속에 기독교 신앙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코드를 넣은 것은 사실이에요.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감동과 은혜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다만 누가 보더라도 공감할 수 있도록 영화를 균형 잡히도록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되었다고나 할까? 보는 사람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하면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기독교적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말씀드린 것처럼 영화는 간접 체험이고 각자의 감동이 다 다른 것입니다. 다만 저의 감동을 조금 말씀드린다면, 영화 제목이‘신이 보낸 사람’이잖아요.

원래는‘사도’(apostle)를 제목으로 하려 한 것인데, 사도란 말이 곧 신(하나님)이 보낸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철호가 모든 면에서 하나님이 보낸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같진 않지요.

제가 느끼고 연기한 철호는 인간적인 모습이 무척 강합니다.

첫 장면에서 철호가 예수 믿는다고 고문 당하고 아내가 눈앞에서 순교하는 모습을 본 다음, 몇 년 뒤 고향으로 돌아와 동네 지하교회 교인들을 다 데리고 탈북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이 보낸 사람이라며 이야기를 이끌어가지요.

그런데 말로는 사명을 받았다고 하지만 사람들을 자기 뜻대로 설득하기 위한 거짓처럼 보입니다. 사실은 거짓 간증을 한 것이거든요. 북한체재에 대한 복수심이라든지, 인간적인 본능이 숨어 있었겠지요.

그렇게 발버둥 치던 철호가 마지막 공개 처형 현장에서는 순교자가 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두만강 강가에서 주님은 철호에게 물으셨네, 사랑하는 철호야 넌 날 사랑하느냐? 오, 주님 당신만이 아십니다.” 총성이 울리기 직전, 죽은 아내가 마치 다시 살아 돌아온 것처럼 나타나 곁에서 불러주는 찬양을 듣고 평안해지지 않습니까?

결국 순교마저도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그냥 인간일 수밖에 없고, 그 모든 상황을 둘러싸고 있는 하나님의 힘이 이 땅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근 기독 방송 간증 프로그램에서‘내려놓음’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는데….

영화를 하면서 저는 계속 욕심이 생깁니다. 하지만 늘 벽에 부딪히고 좌절하고 다시 시도하는 일이 반복되어왔거든요.

연기하고 촬영하고 개봉되고 홍보하는 모든 상황에서 항상 제 인간적인 욕심과 현실이 부딪히는 것이죠.

특히 이 영화는 어떤 면에선 기독교인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줄 텐데, 정작 배우인 제 모습을 봤을 때 다분히 인간적이었습니다.

평소처럼, 그리고‘철호처럼’말이죠.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르다 싶었어요.

부딪치고 좌절하던 패턴을 버리고 제 욕심을 내려놓기로 하자 하나씩 일이 진행되면서, 이상하게도 늘 생각하던 범위 밖에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 말씀은 영화인들이 생각하는 흥행 공식을 벗어났다는 뜻인가요?

그런 공식을 전혀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영화의 홍보를 앞장서 도와주시는 우리 교회 어느 권사님이 제 아내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해요.

“이 영화는 하나님이 쓰시는 영화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모이지 않으면 만들 수 없다”고. 그러고 보니까 제작자도 그렇지만 감독님도 독립영화만 만들다가 상업영화는 처음이고, 저도 그동안

‘방가방가’같은 영화에서 코믹 연기를 주로 했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심각한 연기만 하고.

또 정말 하나님의 뜻이 있는 영화라면 좀 더 여유 있는 환경이면 좋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안 붙여주시나?’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까 만약 일반적인 경로로 영화가 만들어졌다면 개봉은커녕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을지도 몰랐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영화를 통해 신앙에 어떤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까?

신앙에는 굴곡이 있는 것 같아요. 세상적으로 빠지거나 어느 순간 좌절하고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말이죠. 이 영화를 하면서 저는 그 굴곡의 빈도가 더 잦았어요.

잠잘 때도 편치 않았거든요. 어느 선교사님이 북한에 억류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 제가 그 분처럼 억류돼 있는 꿈을 꿨다니까요.

지금은 제가 다 판단하진 못하겠지만, 세월이 지나고 나면 이 영화를 한 게 분명 제가 신앙적으로 변화되는 계기였다라고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물어요. (북한 지하교회와 인권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있느냐? 저는 없어요.

이렇게 자면서까지 괴로움을 느끼는데 어떻게 해결하겠습니까?

인간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부터 신앙이 시작된다고,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걸 느낄 때마다 내려놓게 되고, 또 그것이 신앙이 성장하는 출발점이라는 게 역설적인 진리인 것 같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언제 어떻게 가지게 됐습니까?

중학교 2학년 땐가, 원래 부산 살았는데 집안 사정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외할머니랑 서울 일원동으로 오게 됐어요.

원래 제가 부모님이 7년 불공 들여 어렵게 낳은 외동아들이거든요. 그런데 외할머니가 서울 와서 교회 나가자 하시는 거예요.

개포동 지하상가에 개척한 두레교회 나갔는데, 그레이트비전청소년선교회 남용우 목사님이 계셨어요.

저 같은 청소년들에게 꿈을 가져라, 재능을 살려라, 격려해주시는 거예요. 제가 중학생 때 교회에서 연극 대본 쓰고 감독하고 주연하고 다 했는데,‘돌아온 터미네이터’라는 제목으로 패러디한 첫 작품이 교회에서‘흥행’에 성공했지요.

대학 갈 때까지 절기 돌아올 때마다 강대상 옮기고 무대 만들어주셔서 한 15번은 했던 것 같아요. 그때도 주로 웃기는 코믹연기에 강했습니다.

내 할 일은 연기다, 영화 만드는 것이다, 하는 꿈을 교회에서 가지게 됐고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요?

고1때, 뇌종양으로. 저는 어머니 손길을 느껴본 기억이 별로 없어요.

가시기 전에“옷 잘 입고 다녀라”하신 말씀 잊을 수 없는데, 아들이 공부 잘하는 거 보고 싶어하신 엄마 생각에 진짜 공부 엄청 했어요. 성적이 수직상승하더라고요.

덕분에 대학엔 무리 없이 들어갔는데, 대학 첫 해에 저 돌봐주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세상에 혼자 살아남게 생겼는데, 길거리에서 전단 나눠주기, 핏자 오토바이 배달 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어요.

그래도 제가 할 줄 아는 게 영환데, 영화 테두리 안에서 뭘 해보자 생각했고, 영화감독보단 연기가 돈도 우선 빨리 벌 수 있고 또 제게 더 맞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연출부원으로 일하던 영화 ‘송어’에서 단역으로 데뷔하면서 그때 주연 설경구 선배님께 얻어맞는 장면 찍고….

군대 가기 전까지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군대 가 있을 때 첫째 아이가 생겼는데, 먹고 살아야 하니까“제대하면 영화 찍게 해주세요”하고 매일 기도했어요.

그리고 한 때 충무로가 완전히 조용할 정도로 영화계가 소멸된 적이 있었는데, 정말 힘들어서 영화를 포기할까도 싶었어요.

집에 있기 미안하니까 산을 돌아다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하나님, 저 영화 찍게 해주세요!” 기도하고 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하나님, 영화!” 제 기도는 그게 다였어요.

그랬는데 ‘해운대’ 찍는 데 불러주시고, 제 역할은 조연인데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시더라고요.

기도가 간절한 것 같습니다.

제가 신앙생활을 하다가 다시 하나님께 돌아갈 때는 항상 궁지에 몰리거나 낭떠러지 직전에 갔을 때더라고요. 편할 때는 안 가요.

일이 없어지고 영화계가 가라앉으면 일거리를 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고, 지극히 인간적인 기도이지요.

그렇지만 이 일이 제가 받은 사명인데, 내가 할 일인데 할 수 없다면, 그걸 놓고 간절히 기도하지 않는 게 오히려 거짓말일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궁지에 몰리게 하는 것도 하나님의 역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이 영화도 어찌 보면 한국 기독교 전반에 하나님이 어떤 궁지를 만들어 보여주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남한의 교회가) 지하교회를 통해 북한 상황을 살짝 봤는데 엄청난 벽을 만나게 됐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가진 신앙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은, 그렇게 궁지에 몰리는 경험을 하게 해서 하나님께로 가게끔 하는 역사가 아닐까 싶은 것이죠.

자녀들이 주일학교 예배드릴 때 뒤에서 기다린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제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교회 안에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요. 저도 조그만 ‘지하교회’를 다녔지만 저한테 꿈을 가지라고 말해줬고 연극을 시켰고, 그러다 보니까 제 재능을 알게 되었잖아요.

한국 교육계에선 할 수 없는 일을 그 교회가 해주었거든요.그래서 제 아이들도 일찌감치 교회에서 자라면 하나님이 키워주실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선 제가 예배드리는 것보다 아이들 실어 나르는 일이 더 중요한지도 몰라요(웃음).

어쨌든 어려서부터 교회 문화를 경험하게 해주는 게 자라서 신앙을 계속 가지게 하는 데 중요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참, 옛날에 많이 하던 교회 문학의 밤, 그거 요즘 왜 안 하나 몰라요? 저도 문학의 밤 사회 보던 사람이거든요. 그때는 학교 친구들 전도한다고 불러오고 초코파이 하나에도 감동하는 낭만이 있었는데, 요즘은 (없어져서) 안타까워요.

기도제목을 나누신다면?

개인적으로 알던 사람이 청소년기에 교회를 다니다가 청년기에 신앙생활을 안 하고 사는 경우를 보고 안타까웠는데요, 그렇게 교회를 떠난 친구들이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게 요즘 기도 중 하나입니다.

제 가족에게는 교회 다니며 신앙생활 잘 하는 좋은 아빠 되는 것, 영화 팬들을 위해 좋은 배우로 살아가는 것,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저를 사랑하는 주님이 저를 부르실 때,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당신만이 아십니다” 하고 고백하며 살 수 있는 것, 제 소망이자 기도제목입니다.

그리고 꼭 잊지 말 것은 바로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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