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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 본 사람이…

 2016-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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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이는 늦둥이 아들로 태어나서 가족의 관심 가운데 막내가 누릴 수 있는 사랑을 흠뻑 받고 자랐다.
그러다가 넷째가 태어난 후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게다가 환경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다시 인도네시아로 바뀌었다.
익숙한 미국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놓인 충격 탓인지
한시도 엄마와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에 오기 전에는 순한 재롱둥이였던 아이가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엄마가 혼내고 훈육을 해도 그때뿐이고,
떼를 쓰는 빈도와 강도가 점점 높아졌다.

나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하연이의 상태를 보면서
아이를 바로잡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하게 훈육을 할 생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고 내 경고를 계속 무시했다. 결국 아이를 현관 밖으로 내보내서 반성한 다음에 불러들이려고 했다. 아이는 밖으로 끌려 나가면서 큰 소리로 울었다. 하연이를 밖에 두고 문을 닫았는데 하도 크게 울어서 길 건너에 사는 선교사에게서 연락이 올 정도였다.

아이가 계속 울며 문을 두드리기에 잠시 문을 열어보았다.
문밖에 둔 자전거는 넘어져 있고, 신발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한심하기도 하고 어찌해야 할지, 언제까지 대치 상태로 있어야 할지 난감했다.

동생의 울음소리를 듣고 첫째 동연이가 내 앞에 와서 울먹이며 말했다. “아빠, 하연이가 불쌍해요. 그만 용서해주세요.
하연이도 어쩔 수 없어서 그러는 걸 거예요.
엄마, 아빠가 막내만 사랑할까 봐 저러는 거잖아요.”

“그래, 아빠도 알지. 그런데 어떻게 하면 좋겠니?
그냥 하연이를 데리고 들어올 수도 없고.”

너 빨리 아빠한테
잘못했다고 빌어!

그러자 큰아이가 밖으로 나가 하연이의 손을 잡고 말했다.
“너 빨리 아빠한테 잘못했다고 빌어, 빌란 말이야!”
하연이는 그 말에 힘입어 울면서 잘못했다고 두 손을 모으고 빌었다.
나도 아이를 품에 안으며 울었다.
그렇게 세 남자가 문밖에서 같이 울었다.

그 이후부터 하연이가 형을 바라보는 눈빛이
그윽하기 그지없었다.

자신을 구해준 형이 무척이나 고맙고 의지가 되었나 보다.
내게 몇 차례나 형이 멋있다는 말을 했다.

누군가에게 구원받았다고 느낄 때,
우리는 그에게 그런 눈빛을 보낸다.
예수님의 구원을 경험한 사람은 그분께 그런 눈빛을 보내게 된다.

그분이 너무도 멋있어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구원받은 경험이 없는 것일지 모른다.

나는 동연이가 용기를 내서 나와 하연이 사이에 서준 일이
바로 ‘중보’라는 생각을 했다.
실은 그것이 내가 이 곳 인도네시아에 온 이유이기도 하다.
하나님과 이 땅 거민들 사이에 중보자로 서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아이들을 통해 확인한다.

아픔이
긍휼의 원료가 되다

동연이가 중보자로 설 수 있었던 건 둘째가 태어났을 때
자기가 심하게 소외감을 느꼈던 경험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셋째 하연이가 막냇동생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에
동병상련의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픔이 긍휼의 원료가 된 것이다.

회복된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의 회복을 도울 수 있다.
내 회복이 또 다른 회복을 낳는다.

예수님은 돌아온 탕자를 맞이한 아버지의 비유에서
두 아들의 예를 들었다.

아버지와 같이 사는 게 불편하다며 집을 나간 아들과
그 아들이 돌아오자 자신의 유산이 줄어들 걸 염려해서
화를 내는 큰아들이 있었다.

이 비유에는 아들에 대한 하나님의 또 다른 기대가 스며 있다.
중보자로 서는 아들이다.
“아빠, 동생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시지요?
아빠와 동생을 생각하니 제 마음도 아파요.
동네 어귀에 계시지 말고 들어가세요.
제가 대신 동생 찾으러 나갈게요.”

아픔을 통해 얻어진 회복과
그 가운데 얻어진 긍휼을 사명으로 삼고 살아가는 아들의 모습,
이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기대다.

† 말씀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히브리서 4장 15~16절

저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산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저희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저희를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사신 자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니라 -고린도후서 5장15절

† 기도
주님, 우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친히 이 땅에 오셔서 우리의 연약함을 몸소 겪으심으로 우리의 참 위로자요, 중보자가 되어 주심에 감사합니다. 복음을 먼저 받고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누리는 자로서 저 또한 다른 이들의 아픔을 품고 회복을 돕는 중보자가 되기 원합니다.

† 적용과 결단
우리의 아픔이 긍휼의 원료가 됨을 기억하고 아픔을 통해 얻어진 회복으로 다른 사람의 회복을 돕기로 결단합시다.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