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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2016-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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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중에도 그분이 더는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을 만난다. 우리가 그분을 의식하면서 가지 않았거나, 옆에 계시지만 상황 때문에 계시지 않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어느 시점에 상대가 정말 신뢰하고 기대할 만한 존재인지 의구심을 품는 순간을 맞닥뜨릴 때처럼. 상대에 대한 신뢰와 기대감이 떨어지면 자연히 친밀감도 적어진다. ‘정말 그를 사랑한 적이 있었나’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관계의 위기가 온 것이다. 자신이 가진 죄의 속성과 어려워진 상황으로 상대에게 불편한 마음이 생기고, 그것이 관계의 어려움으로 드러난다.

‘하나님께서는 이 상황에서 왜 내게 침묵하실까? 과연 이 암울한 현실 속에서 그분께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나는 몽골을 떠나 인도네시아에서 사역을 시작하면서 ‘기대’라는 단어를 깊이 묵상하게 되었다. 기대는 ‘소망’의 한 요소다. 소망은 고난의 바다를 항해해본 경험이 없이는 설명하기 어렵다.

상대에 대한
신뢰와 기대감이 떨어지면
자연히 친밀감도 적어진다.

성경의 역사에서 가장 슬프고 어두운 시대가 어쩌면 가장 소망이 빛을 발하는 시기였을 것이다. 시대적, 개인적으로 어두운 상황 가운데 신음을 토해내는 내용이 담긴 욥기, 예레미야, 예레미야애가 그리고 고통을 노래한 시편과 히브리서가 하나님께 소망을 둔다는 게 무엇인지 보여준다.

소망을 노래하려면 절망과 비통과 우울의 어두운 밤 시간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리고 아침을 맞을 때 비로소 그 아침을 향한 기대를 갖게 된다. 하나님의 공의와 은혜와 도우시는 손길을 향한 소망이 우리를 회복시킨다.

시편 88편은 시편 중에서 가장 어두운 상황을 노래하고 있다. 저자는 극심한 고통과 아픔을 하나님께 토로한다. 자신은 죽은 자같이 되었다고 한다.

죽은 자 중에 던져진 바 되었으며 죽임을 당하여 무덤에 누운 자 같으니이다 (시 88:5)

나는 인도네시아에 와서 그것과 유사한 체험을 했다. 내 모든 기도가 막힌 것 같고, 하나님이 주신 꿈이라고 믿고 선택한 길에서 계속되는 좌절을 경험하며, 간절히 바라던 소망이 스러지는 듯했다. 그때는 지금까지 알아왔던 하나님과 전혀 다른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나중에 그 시간이 다 지나고서야 ‘그 하나님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내가 알고 고백하는 하나님은 내 틀 속에 갇힌 제한된 하나님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절망의 골짜기를 통과하면서 비로소 소망이 얼마나 귀한 선물인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내가 ‘소망을 가져야지’라고 결단한다고 갖게 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며, 그 소망 자체가 능력임을 배웠다.

하나님께 부르짖는다는 건
소망을 마음에 두었을 때 가능하다.

시편 88편에 희망의 한 줄기 빛과 같은 구절이 있다.

여호와여 오직 내가 주께 부르짖었사오니 아침에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이르리이다 (시 88:13)

내가 고통 가운데 마음이 산란하여 방황하며 하나님을 찾을 때, 이 한 구절이 내게 소망의 빛을 던져주었다. 부르짖음은 주님만을 기대한다는 걸 몸과 마음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는 고통스러울 때, 비로소 하나님께 부르짖는다. 편안한 때는 다른 걸 추구하고 의지하며 살아간다. 어려움이 닥쳐야 하나님을 찾게 된다. 그분을 기대한다는 게 무언지 경험하게 된다. 하나님께 부르짖는다는 건 소망을 마음에 두었을 때 가능하다.

너무 힘들어 낙망하고 좌절했을 때는 기도할 의지도 사라진다. 그때 하나님께서 내 부르짖음을 듣고 계심을 마음으로 깨닫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힘이 된다. 또 그분께 부르짖는 가운데 우리가 기다리는 대상이 달라진다. 우리가 바라고 기다리는 실체가 ‘문제 해결’이 아니라 ‘하나님 자체’임을 배운다. 아침을 기다리는 목적이 달라진다. 내 주변 상황의 변화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내 바람이 달라져 있음을 보게 된다. 내 기도를 타고 올라가 하나님 앞에 다다라서 그분을 체험한다.

우리는 모두 기대를 가지고 이 땅을 살아간다. 그래서 이것이 무너질 때 좌절하고 우울해한다. 어떤 기대를 갖고 사는가가 삶의 자세와 모습과 방향을 결정한다.

때로 우리 안의 세상을 향한 기대와 하나님의 통치를 향한 기대가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지혜로운 삶은 하나님의 다스림 가운데 존재하는 영원한 삶을 준비하는 것이다.

† 말씀
내가 환난 중에서 여호와께 아뢰며 나의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그가 그의 성전에서 내 소리를 들으심이여 그의 앞에서 나의 부르짖음이 그의 귀에 들렸도다 - 시편 18편 6절

주여 이제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 -시편 39편 7절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로마서 5장 3절~4절

† 기도
주님, 고통과 절망의 골짜기를 통과하는 중에도 하나님께서 제 부르짖음을 듣고 계심에 위로를 얻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제가 바라고 기다리는 실체가 ‘문제 해결’이 아니라 ‘하나님 자체’임을 마음으로 깨닫게 하소서.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하나님을 체험하는 은혜를 허락하소서.

† 적용과 결단
고통과 절망 중에 낙담해 있나요? 하나님께서 우리의 부르짖음을 듣고 계심을 기억하고 그분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단합시다.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